“트렌드는 만드는 거야”…유통 아이콘으로 본 ‘2017 소비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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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족’ 올리비아로렌의 라운지웨어(왼쪽)-‘플레이슈머’ 에잇세컨즈의 새우깡 협업 패션.

파자마 입는 욜로족, 탕진잼 하는 포미족, 역시즌에 웃는 청개구리 쇼퍼…

2017 정유년 닭의 해가 저물어간다. 올 유통업계는 욜로족, 포미족, 키덜트족, 청개구리쇼퍼, VIB족, 휘게족, 호핑족, 플레이슈머 등의 아이콘들이 욜로패션, 가치소비, 탕진잼, 캐릭터협업, 역시즌 마케팅, 원(1) 베이비 텐(10) 포켓, 홈퍼니싱, 소용량 화장품, 언어유희, 이색 협업 등 다채로운 트렌드를 낳았다. 2017년 소비 아이콘을 통해 유통업계 1년을 돌아봤다.

● 욜로(YOLO)족

‘인생은 한번 뿐’을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패션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는데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편안함으로 승화됐다. 통 넓은 바지와 오버사이즈 티셔츠·코트 등 루즈한 핏으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 그 예다. 편안함은 단순히 넉넉한 사이즈를 넘어 잠옷 차림 같은 ‘파자마룩’으로 이어졌다. ‘메시슈즈’의 인기도 같은 맥락. 그물 형태 소재로 만든 신발로 발을 모두 감싸고 있음에도 통풍이 잘 돼 여름철 야외활동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누렸다.

‘포미족’ CJ오쇼핑의 쿡민셰프(위쪽)-‘키덜트족’을 겨냥한 홈플러스의 스파이더맨 티셔츠.

● 포미(For me)족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이들로 가치소비를 비롯한 탕진잼과 취향소비로 이어졌다. ‘탕진잼’은 ‘탕진’과 ‘재미’의 합성어로 자신만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가용 예산을 모두 써버리는 소비를 뜻한다. 스트레스 등 일상의 감정을 소소한 소비로 분출하는 것이다. 또 ‘취향소비’는 경험소비 중 취미활동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소비하는 것으로 취미에 포커스를 맞춘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TV홈쇼핑 업계가 유명 셰프와 협업 상품 및 오프라인 맛집 인기 메뉴를 가정간편식으로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 무조건 저렴한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과감히 투자하는 만큼, 차별화된 프리미엄 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 키덜트(Kid+Adult)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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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Kid:어린이)’와 ‘어덜트(Adult:어른)’의 합성어로 아이와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뜻한다.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으로 ‘캐릭터 협업’이 지속됐다. ‘만화 속 주인공이 입는 똑같은 옷’이라는 재미 요소를 가미해 탄생한 이랜드월드 스파오의 짱구 파자마와 홈플러스 F2F의 스파이더맨 티셔츠가 대표적인 예. 캐릭터 협업은 캐릭터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워 고객에게 친숙하고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고, 강력한 연상 작용과 함께 제품 인지도 향상에도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적용됐다.

‘청개구리 쇼퍼’ 롯데홈쇼핑의 역시즌 모피 판매(위쪽)-‘VIB족’이 찾은 맘앤베이비엑스포 현장.

● 청개구리 쇼퍼

한 여름에 모피코트를 주문 예약하는 등 여름시즌에 겨울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가리키는 신조어. 특히 시즌이 끝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던 것과 달리, 다가올 시즌의 신제품을 특별한 가격에 미리 만날 기회를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제조·유통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게 특징. 제조·유통사 입장에서는 한 시즌 앞서 트렌드를 읽고 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여 가을·겨울 시즌까지 판매 동력을 이어갈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다가올 겨울에 유행할 최신 제품을 가장 먼저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 VIB(Very Important Baby)족

출산율 하락으로 아이 하나에 가족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좋은 것만 챙겨주려는 소비층의 자녀를 뜻하는 신조어. 더불어 ‘원(1) 베이비 텐(10) 포켓’이라는 용어도 탄생했다. 아이 한 명에 부모 뿐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고모·삼촌, 사촌, 친구 등 10명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온다는 뜻으로, 출산율 저조로 태어나는 아기는 매년 줄고 있지만 육아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에서 파생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관심이 높은 해외직구족 육아맘이 등장하는가 하면, 프리미엄 키즈용품 및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또 백화점 및 복합쇼핑몰 등에서 키즈카페가 새로운 육아 타깃 아이템으로 각광받았다.

‘휘게족’ 윌리엄스 소노마 목동점 전경(위쪽)-‘호핑족’ 에뛰드하우스의 플레이 101 스틱 미니 셀피 키트.

● 휘게(HYGGE)족

‘휘게’는 덴마크어로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라는 뜻으로 주거 공간을 중심으로 일상 생활에서 소박하고 여유로운 삶이 주는 행복을 추구하는 개념이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걸맞게 인테리어에서는 심플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데, 특히 유통업계가 미래 전략 분야로 주목하는 ‘홈퍼니싱’ 시장에서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가전과 의류를 제외한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을 활용해 집안을 꾸미는 것을 통칭하는 홈퍼니싱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년 10%대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 분야다.

국내 유통업계 움직임도 분주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빙’을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판권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홈퍼니싱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의 경우 가구업계 글로벌 공룡 이케아와 손잡고, 롯데아울렛 고양점과 이케아 고양점을 같은 건물에 쓰는 전략을 썼다. 신세계 역시 가구업계 1위인 한샘과 손잡고 8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에 대형 매장을 여는 등 ‘원스톱 쇼핑’을 승부수로 던졌다.

● 호핑(Hop+Shopping)족

‘깡총깡총 움직인다’는 뜻의 ‘홉(Hop)’과 ‘쇼핑(Shopping)’의 합성어로 단일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기보다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기 위해 빠르게 제품을 갈아타는 소비자를 지칭한다. 값싼 가격에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소용량과 소포장 제품을 선호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게 특징. 기존 대용량 제품을 통해 ‘가격 대비 용량’인 가용비 트렌드를 실현한 것과 정반대 행보다. 이에 뷰티업계는 기존 인기 제품을 미니 사이즈로 한정 출시하는 등 ‘호핑족’ 겨냥 상품을 내놓고 있다. 헬스&뷰티 스토어에 도전장을 내며 화장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는 편의점 업계 역시 편의점 특유의 접근성을 장점으로 저용량 화장품 판매에 나서며 ‘호핑족’ 공략에 나섰다.

● 플레이슈머(Play+Consumer)

‘놀다(Pla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즐거운 쇼핑을 원하는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독특한 사용가치와 색다른 재미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구입하는 데, 남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 트렌드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SNS를 통해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른바 인증문화가 확산된 것도 젊은층의 이색 제품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휠라의 메로나 슬리퍼,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의 새우깡 티셔츠 등 패션·생활용품과 식음료 장수 브랜드의 이색 협업이 대표적으로,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슈화시킴으로서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다.

다른 의미를 암시하기 위해 말이나 동음이의어를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법인 언어유희를 활용한 마케팅도 같은 맥락. 애경 ‘케라시스X배달의민족 목욕선물세트’는 ‘넌 내게 목욕감을 줬어’, ‘다 때가 있다 때수건’ 등 목욕 관련 언어유희로 젊은 소비자의 공감과 제품 연상에 효과를 봤고, CJ올리브영의 ‘겟(get)한 세일’도 물건을 얻다는 뜻의 영어 단어 겟(get)을 활용해 ‘겟하다’를 발음하면 ‘계타다’라고 들리는 중의적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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