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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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요시카와 히로시 / 세종서적(2017)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연구위원 moonjonghuh@wfri.re.kr

 

저자: 요시카와 히로시

도쿄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예일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다. 뉴욕주립대 조교수, 오사카대 사회경제연구소 조교수, 도쿄대 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릿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거시경제학자로,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자문위원, 일본 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거시경제학 연구’, ‘전환기의 일본 경제’, ‘케인즈 vs 슘페터: 현실 경제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등이 있다.

리뷰: ‘인구와 경제’간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질문을 던지는 책

1990년대 초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일본의 경제 및 사회는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다.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등 인구문제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고 일부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인구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역사적으로 경제학자들이 인구와 경제와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해왔으며, 인구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비관론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에 의해 오래 전부터 다뤄져온 ‘인구-경제’의 관계
산업혁명으로 인구가 폭발하던 18세기,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경제학자들은 인구를 생산과 부 창출의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이 신념에 파문을 일으킨 사람이 바로 맬서스이다. 그는 식량이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구를 억제하지 않으면 심각한 빈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맬서스의 인구법칙은 오랫동안 큰 영향을 미쳤으나, 20세기 초 세계대전으로 사회질서가 붕괴되고 인구 감소 시대로 돌입하자 케인즈는 맬서스와는 반대로 인구 감소는 수요 부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 불황을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오늘날 케인즈의 주장대로 일본과 서유럽,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저출산·고령화를 경험하며 암울한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경제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과도한 비관론은 금물
장래추계인구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2110년이 되면 4,286만 명까지 감소하게 된다. 현재 인구 1억 2,700만 명에서 100년 사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셈이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는 일본 경제·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늘어나는 사회보장 예산으로 재정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구 유출로 지방소멸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대로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면 앞으로 지구상에서 일본이라는 나라가 아예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이 합당한 것일까? 저자는 인구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과도한 비관론은 옳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인구 감소가 경제·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 통계를 보면 ‘인구’와 ‘경제 성장’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전후 일본의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을 들고 있다. 고도성장기(1955~1970년)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10%에 육박하다가 오일쇼크(1973~1974년) 이후 4%로 떨어졌으나 인구 증가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당시 고도성장을 이끈 것은 노동생산성 향상과 수요 증대 등 여러 사회적 요인이었다. 이것은 노동 인구가 줄어도 노동생산성이 올라가면 경제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인구감소시대와 관련하여 저자는 AI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인간의 힘에만 의지해야 했던 일이 불도저가 발명되면서 오히려 노동생산성을 크게 개선시킨 것처럼, AI가 인간의 노동을 상당 부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인간의 이익을 증진하고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주장하고 있다.

‘혁신’으로 인구 감소를 극복하라!
노동생산성의 향상은 ‘기술 진보’, 즉 ‘이노베이션’과 새로운 설비나 기계를 투입하는 자본 축적,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가능하다. 저자는 흔히 이노베이션이라 하면 과학자가 선보이는 테크놀로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혁신과 노하우, 경영능력이라고 말한다. 그 일례로 컨셉과 매뉴얼 등에서 종합적인 파워를 지닌 스타벅스, 자원의 제약으로 등장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저출산으로 수요가 줄어든 아기용 기저귀 대신 등장한 어른용 기저귀 등을 이야기한다.

저출산과 맞물린 고령화로 ‘건강한 노후’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의료와 주택, 환경 등 여러 방면에 걸쳐 혁신이 필수요소로 부상한 만큼,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여지가 있다. 저자는 장기불황의 늪에서 투자보다는 저축에 골몰하는 일본 기업의 행태를 질타하면서 혁신의 고삐를 틀어쥐고 국가 경제를 장밋빛 앞날로 인도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다. ‘건전한 낙천주의를 잃어버리고 합리적인 계산에만 매달리는 기업은 쇠퇴할 것“이라며, ”일본 경제의 미래는 일본 기업이 ’인구 감소 비관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짓는다.

일본의 저명한 거시경제학자이자 인구문제 전문가인 요시카와 교수의 본 저서는 인구와 경제에 관한 고정관념에 신선한 질문과 화두를 던지고 있다. 과거 수백 년을 아우르는 근거 저서들과 통계를 통해 ‘인구 감소 =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우리의 기존 상식이 잘못되었음을 설파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로 인해 분명 세계 경제는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비관론은 기술의 진보나 혁신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제까지 인구 감소에 의한 비관적인 경제 효과만을 주로 접해왔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획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작성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연구위원

편집 : 뉴스젤리

게재일 : 201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