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이용 늘면 부산항이 많은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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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2017 북극 프런티어 회의’

“북극항로 이용이 활성화되면 한국의 부산이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약 6800km 떨어진 노르웨이 북쪽의 작은 도시 트롬쇠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대뜸 부산이 거론됐다. 노르웨이, 한국 등 20여 개국 총리와 장관급 정부 대표, 물류업계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2017년 북극 프런티어(Arctic Frontiers)’ 회의에서다. 이 회의는 노르웨이에서 북극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주제로 2007년부터 매년 열리는 세계적인 회의다.

올해도 북극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열리고 있는 북극항로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한-노르웨이 북극항로 공동연구’라는 주제로 별도 세션도 마련됐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2차례에 걸쳐 북극해를 지나는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실시했다. 이 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한 한국∼유럽 항로보다 운항일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세계 물류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 2년 동안 59% 늘어난 물동량

노르웨이의 국립대학인 노드대에서 북극물류센터(CHNL)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비외른 군나르손 박사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부산까지 오는 데 19일을 단축할 수 있다”며 북극항로의 경제적 가치를 설명했다. 노드대 북극물류센터는 영산대 북극물류연구소와 함께 2015∼2016년 북극항로 운항 여건 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해 지구 온도가 관측 이래 가장 높이 오르면서 북극 프런티어 회의 내내 북극항로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기후 변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2020년이면 연간 6개월, 2030년이면 1년 내내 선박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툴라 헨리크센 노르웨이 선주협회 회장(61)은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어들면서 물동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극항로를 이용한 물동량은 633만4000t으로 2년 전보다 59% 늘었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증가할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점은 북극 얼음이 녹는 속도가 인프라가 갖춰지는 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 지역에 투자할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 “러시아와의 협력도 중요”

다만 북극항로가 수에즈 운하를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1만 TEU(1TEU는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분)가 넘는 컨테이너를 운반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는 게 아직은 더 경제적이라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얼음이 녹더라도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중간에 쇄빙선으로 얼음을 깨거나 선박 자체도 더 튼튼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군나르손 박사는 “북극항로를 주 항로로 이용하기보다는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특정 상품을 운반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이미 북극항로를 개발하기 위한 통합 계획을 세워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150개 프로젝트로 이뤄진 이 계획에는 2030년까지 총 5조 루블(약 97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군나르손 박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세르게이 발마소프 씨(41)는 “북극항로는 러시아에 전략적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한국이 긴밀하게 협력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롬쇠=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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