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0원인데 30억 아파트 매입?…부동산 거래 편법증여 핀셋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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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부동산 자금 편법증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360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부모에게서 주택취득자금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미성년 `금수저`와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자가 핵심 대상이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잇달아 대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국세청도 칼을 뽑아든 것이다.
국세청은 29일 부동산 투기과열지역을 중심으로 자금조달계획서와 금융정보분석원(FIU) 의심 거래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탈세혐의가 큰 360명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 들어 국세청이 부동산 관련 기획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이번 세무조사에는 부동산 거래 과열지역 등의 고가 아파트 및 분양권 취득자가 대거 포함됐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서울과 수도권 등 최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세무조사 대상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 및 분양권 취득 관련 편법 증여 혐의 미성년자, 다주택 취득자 중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자, 민생경제 침해 기획부동산 업체 등이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실시한 다섯 차례 부동산 관련 세무조사에서 1584명으로부터 탈루세금 2550억원을 추징했다. 적발 사례 중에는 고액자산가인 아버지가 수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한 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아들의 계좌에 다시 입금하는 방식으로 변칙 증여를 한 경우도 있었다. 계좌이체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20대 중반 A씨는 서울 소재 아파트를 33억원에 매입했다. 국세청은 사회초년생으로 연간 급여가 5000만원 수준인 A씨가 의대 교수인 아버지에게서 아파트 구입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소득이 없지만 서울 소재 아파트 두 채를 32억원에 매입한 30대 초반 B씨도 아버지로부터 취득자금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유학에서 돌아온 후 별다른 소득이 없음에도 25억원에 달하는 상가와 12억원의 아파트 전세권을 취득한 C씨도 세무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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