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장기금리 1%대 위협…경기침체 시그널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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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국채 금리 급락 ◆
국내 경기 악화 우려가 채권금리에서 드러나고 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년여 만에 1%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격차가 좁을수록 경기 침체 신호로 통하는 10년물과 3년물 금리 격차도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도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 문제로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큰 폭 하락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장·단기 금리차도 축소되고 있어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4.4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058%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3bp 떨어진 1.901%였다.
10년물과 3년물 금리차는 0.157%포인트까지 좁아졌다. 한 달 전만 해도 0.3%포인트에 달했던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1년 만에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올라갔지만 경기에 대한 우려가 장기금리를 짓누르고 있다. 기준금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단기금리와 달리 장기금리는 향후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거나 물가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 떨어지기 때문이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5월 2.814%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12월 들어 1%대 진입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과거 10년물 금리가 마지막으로 1%대를 기록한 것은 2016년 11월이었다. 그해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낮춘 이후 시장에는 금리 하락 주기가 끝났다는 인식이 나타났다.
이에 그해 10월 초 1.5%에 미치지 못했던 10년물 금리는 11월 말이 되자 2%를 넘어섰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오히려 경기를 위축시켜 채권금리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7%, 2019년 2.6%, 2020년 2.5%로 제시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수축 국면 중 후퇴기가 아니라 침체기일 가능성이 높아서 내년 상반기에 저점이 위치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갭(잠재GDP와 실질GDP 차이)이 마이너스 구간에 접어든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중에 그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선 경기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장·단기 금리차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경기선행지수 구성 항목 중 하나인데 최근 0.2%포인트 수준까지 격차를 좁히며 일드 커브 플래트닝(수익률 곡선 평탄화)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채권 수급 문제까지 겹쳤다. 연말 국고채 공급은 부족한 데 비해 집행이 필요한 기관 수요가 몰리며 채권 가격이 뛰었다.
이런 가운데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75%인데 내년 경기 여건 등을 고려하면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을 반영해 내년 두 차례 인상으로 추정해도 3%대에 진입하게 된다.
다만 미국의 긴축 기조가 끝나는 시기에는 한국 채권금리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주기는 내년 2~3회를 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이때 달러가 약해지며 신흥국 경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과거 2006년과 2007년에도 미국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난 뒤엔 한국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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