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남북한 표준시 적용? “9월쯤 시험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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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통일된 표준시가 올 4월부터 한반도 전역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으로는 오는 9월쯤 일부지역에서 시험방송 형태로만 적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경기도 여주에 건립중인 국가표준시를 전송할 시험방송국은 아무리 빨라도 올 9월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이 시험방송국은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용은리에 있는 옛 KBS 송신소에 구축된다.

표준연은 정확한 국가 표준시를 국민들에게 보급하겠다는 취지로 ‘국가표준시 및 표준주파수 방송국 설립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시험방송국을 구축할 마땅한 부지를 찾는 데 애를 먹었고, 최종적으로 여주지역이 결정됐지만 지역주민 반대로 방송국 구축과 시험방송 계획은 계속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여주시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수시와 능서면한국표준시방송국 설치반대추진위원회가 국가표준시방송국 관련 합의를 마쳤다”면서 “오는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표준시 통일기념 시험방송을 송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스1> 취재결과, 남북한 통일된 표준시 시험방송은 4월에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까지 방송국 설립을 비롯해 안전성 확보 등의 절차를 모두 완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대혁 표준연 시간표준센터장은 “여주시 주민들과 의견을 조율하느라 일정이 많이 지연돼 이르면 9월쯤 시험방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9월에 시험방송을 시작한다고 해도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구진들은 여주 시험방송국을 기점으로 반경 100~200km 지역에만 표준시 전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대혁 센터장은 “시험방송으로 한반도 전역에 표준시가 보급되는 것은 어렵다”면서 “시험방송국을 기점으로 반경 100~200km 표준시 수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시 보급 부분에서 ‘남북한 통일 표준시’가 강조되는 이유는 지난 2018년 5월5일 밤 12시에 북한이 한국보다 30분 느렸던 표준시를 30분 앞당겼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한다며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던 표준시를 30분 늦춘 바 있다. 남과 북은 3년여만에 다시 같은 표준시를 쓰게된 것에 의미가 있다.

표준연은 지난 1984년부터 원자시계를 이용해 대전 유성구 표준연 캠퍼스 내 표준 주파수국을 통해 대한민국 표준시를 전송하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5MHz 단파를 수신할 수만 있으면 표준시간을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단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산이나 건물 등 장애물을 통한 전달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단 ‘1초’도 의미가 크다. 금융 거래를 하는 은행권, 정밀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공장 등에서는 정확한 시간정보가 필요하다. 작은 오차만으로도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표준연 연구진들은 65 kHz의 장파를 활용한 국가표준시방송을 추진하고 있다. 장파는 건물을 투과할 수 있어 실내에서도 얼마든지 정확한 신호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들도 장파를 활용하고 있다.

표준연은 오는 2020년 시험방송이 끝나면 2021년부터 표준시에 대한 본방송을 송출한다는 계획이지만 본방송을 전파할 부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현재 떠오르는 부지 중 하나는 비무장지대(DMZ)다. DMZ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뿐 아니라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어서 주민 반발이 적을 수 있어서다.

표준시가 본방송되면 송신탑 하나로 1000km에 이르는 영역까지 표준시가 전파될 수 있어서 한반도 전역이 동일한 시간을 받아볼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