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저비용항공사들 기회·위기 동시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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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LCC 업체들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요인도 될 수 있어서다.

새 주인을 찾은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이 보장되는 중단거리 노선에 전력을 집중하면 LCC와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력 노선이 달라 LCC들이 아시아나항공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은 많지 않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이 정리하는 비수익 노선이 재배분되면 동남아 및 국내에 국한됐던 LCC들이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별도 매각은 제한하는 조건으로 자구안을 마련했다. 대신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자회사 매각을 협의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통매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LCC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회요인은 크게 2가지다. 우선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가격적인 문제 등으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분리 매각될 가능성이다.

통매각 협의시 인수자가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일부 자회사를 떠안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분리 매각이 이뤄질 수도 있다. 기존 LCC가 에어서울이나 에어부산만 따로 인수해가면 적은 비용으로 항공업 확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들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운수권과 공항 슬롯도 매력적인 자산이다.

다만 기존 LCC가 기종 단일화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 체계가 다른 회사를 인수했을 때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할 문제다. 기존 LCC 대부분은 보잉기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에어부산·에어서울은 에어버스(A321) 기단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또 다른 기회요인은 아시아나항공 비수익 노선 정리에 따른 운수권 재배분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개시와 함께 비수익 기재 및 노선 정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때 정리 노선의 운수권은 국토교통부에 반납하게 되는데 이들 노선은 다른 LCC들에게 재분배된다. 단거리를 넘어 중·장거리 사업에 관심을 가진 LCC들에게는 손쉽게 운수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전체 공급의 17%를 차지하는 2위 아시아나항공이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경쟁사에게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위기요인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직접적인 경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노선을 정리하고 기존 LCC들 텃밭으로 여겨졌던 중단거리 국제노선 및 지방발 노선에 집중하면 무한경쟁 체제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LCC를 제치고 성수기 탑승률 90%에 육박하는 황금노선인 몽골 운수권을 따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몽골 노선 등 중단거리 노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면 기존 LCC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