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괴담`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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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뉴스 ◆
문재인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면서 갖가지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일자리를 둘러싼 `가짜 뉴스`들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문재인정부가 마무리되는 2022년이 되면 청년 일자리 걱정이 사라진다거나, 삼성전자 직원 평생 소득이 9급 공무원보다 못하다는 얘기들이 대표적인 예다. 일자리를 둘러싼 4대 오해와 진실을 풀어본다.
① 청년실업, 5년 뒤엔 사라진다? 인구 증감만 따진 순진한 계산
`97.6%`.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본 대졸자 취업률이다. 199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면 사실상 거의 다 직장을 구하고 있는 셈이다. 덩달아 일본 기업에 취업하는 한국인 취업자도 늘어 정부지원사업(K-MOVE)을 통해 일본에 취업한 사람은 2013년 296명에서 지난해 1103명으로 늘었다.
이같이 일본 청년 취업률이 개선된 근본적 이유는 청년 인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15~34세 청년 인구는 1999년 3515만명에서 2015년 2609만명으로 무려 906만명 줄었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5년 후인 2022년부터 청년 실업 문제가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면서 나비효과로 실업 문제가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재 대학교 1학년(1998년생)은 63만명 태어난 반면 5년 선배인 1993년생은 71만명 태어났다. 약 8만명의 격차가 생기는 셈인데 25~29세 핵심 취업계층의 지난해 실업자 수가 23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단순 인구 감소 폭만 해도 청년 실업률을 상당히 끌어내릴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봤을 때 `2022년 청년 실업 문제 해소`는 무리한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청년이어도 구직자는 15~19세(고등학생, 주로 마이스터고 출신), 20~24세(전문대학 졸업), 25~29세(일반 4년제 대학 졸업)에 따라 진입하는 노동시장이 다르다. 가령 15~19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기업 1차 협력업체 등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다. 20~24세 구직자 역시 보통 전문대학 졸업자여서 자신이 전공한 전문 분야에 취업하기를 선호한다. 반면 25~29세 일반 4년제 대학 졸업자는 공공 부문과 대기업 등 상위 부문 노동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다시 말해 청년층 내에서도 연령대에 따라 노동시장이 분절화돼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경우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상당히 크고, 대학 진학률이 70%로 일본(48%)에 비해 크게 높아 25~29세 실업자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2022년을 기준으로 보면 25~29세 인구는 363만명으로 2017년에 비해 오히려 25만명 늘어난다. 반면 20~24세 인구는 2017년 352만명에서 2022년 305만명으로 약 47만명 감소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022년이 되면 20대 초반 노동시장에서 다소 취업 압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지만 전체 20대 청년 모두가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마이스터고·전문대학 출신 청년의 취업난은 상당 부분 줄겠지만 노량진 고시촌 낭인 등으로 대표되는 20대 후반 취업시장 상황은 여전히 열악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우리 청년 실업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까. 핵심 취업 계층인 만 25~29세 인구는 2027년에 이르면 313만명으로 지난해(328만명)에 비해 숫자가 줄어든다. 그리고 계속 해당 인구가 줄어 2033년이 되면 238만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90만명 줄어든다.
다시 말해 우리 경제가 꾸준히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10년 후 청년 실업이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15년 후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② 9급 공무원 생애소득이 삼성전자 직원보다 많다? 소득 공백이 25년 `엉터리 계산`
정년 보장과 공무원연금 등으로 인해 공무원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심지어는 9급 공무원이 재계 1위인 삼성전자 직원보다 생애소득이 높다는 등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고 있다.
하지만 세부 사항을 따져보면 삼성전자 직원과 관련된 총소득 추계가 약간 과소 측정된 측면이 많다.
우선 해당 주장에 따르면 9급 공무원은 31.7년간 일하며 12억5820만원을 벌고 60세에 정년 퇴직한 뒤 100세까지 40년간 공무원연금을 약 11억6160만원 받는다. 총수입은 24억1980만원이다. 반면 삼성전자 직원은 10.8년간 일하며 11억5560만원을 벌고 중간에 공백기를 가진 후 65세부터 약 35년간 국민연금 8억9880만원을 받는다. 총수입은 20억5440만원이다. 다시 말해 생애소득을 따져보니 9급 공무원이 삼성전자 직원보다 약 3억6000만원을 더 많이 받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금융감독원과 납세자연맹, 그리고 행정자치부 봉급자료 등을 참조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는 허점이 많다. 우선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상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0.8년이지만 여기엔 2년 미만 기간제 근로자가 대거 포함됐다. 정규직 직원의 경우 더 많이 나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출신은 중소기업에 영입되는 등 계속 일할 기회가 더 주어지는 편이다. 그런데 해당 생애소득을 계산할 땐 딱 잘라 10.9년만 일하고 그 이후 65세까지 일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중간 공백기인 약 20~25년 동안 아무런 소득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정한 셈이다.
아울러 노후 부분도 계산법이 잘못됐다.
퇴직연금 가입률을 보면 정규직은 거의 55.5%에 달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퇴직금은 운영 규모만 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와 근로자가 공동 부담하는 퇴직연금 수령액 또한 꽤 높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에 더해 높은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직원은 개인연금을 별도로 마련하거나 부동산, 주식 등 재테크를 활용해 재산을 불릴 가능성이 높다. 9급 공무원이 삶의 질 측면에서 볼 때 재계 1위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보다 낫다는 주관적인 주장을 펼 수는 있겠지만 생애소득 자체가 낮다는 주장은 매우 과장됐다.
③ 비정규직 문제는 대기업 때문? 비정규직 95%는 中企 다닌다
최근 정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민간 부문 비정규직 전환`을 두고 격돌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재계가 먼저 선수를 쳐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에 반대표를 던진 것 아니냐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했다.
반면 재계는 `현실을 알아 달라`며 정규직·비정규직도 문제이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이 기업 규모별(대기업·중소기업) 차이라고 항변한다. `정규직은 선, 비정규직은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하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원하는 시대적 조류와 안 맞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정부와 재계 측 주장 중 어떤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우선 전반적으로 봤을 때 경총의 주장이 옳다. 고용부의 비정규직 근로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2%는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은 시간당 3만530원을 받았고 대기업 비정규직은 1만9147원을 받은 데 비해 중소기업 정규직은 1만6076원,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1만1424원을 받았다. 대기업 비정규직이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통계청에 따르면 비정규직 644만명 가운데 95%인 611만명이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대기업이 비정규직 양산을 조장했다는 세간의 통념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 상황이 너무 열악해 공공 부문과 대기업부터 먼저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 측 생각이다. 공공 부문→대기업→중소기업 형태로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 측 생각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을 많이 고용하는 대기업에 대해선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안 등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대기업 비정규직은 30만명이 조금 넘어 숫자 면에서 보면 많지 않다”면서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비정규직을 쓰지 않아도 될 만한 여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추진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④ 한국은 노동인권 후진국 인가…단체교섭권 행동권은 더 보장
지난달 여당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전교조 합법화`를 주문했다.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인 것이 현행 교원노조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정권이 전교조를 `법외노조(노조 아님)`로 통보했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노동 탄압`의 산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맞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자발적 결사체인 노조에 대해 폭넓게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이번 정부는 관련 법 규정을 고치고 ILO 핵심협약(결사의 자유 인정)을 비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면만 가지고 `노동인권 후진국`이라 하기에는 현재 제도가 사측에 불리한 측면도 많다.
노동 3권에는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그리고 단체행동권이 있다. 전교조가 문제가 된 것은 제일 앞에 있는 `단결권`을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결권 문턱을 넘어 노조가 되면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상당한 권리를 노조에 보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교섭 효력 `2년 제한`이다. 외국의 경우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임금, 근로조건 등을 정할 경우 그 협약의 효력은 최소 3년(일본) 이상이다.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교섭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년 이내로 교섭을 해야 하며 임금 협상은 매년 해야 해 사측에 부담이 된다.
파업(단체행동권) 역시 마찬가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파업 시 대체근로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체근로를 금지해 파업을 할 경우 사측의 타격이 큰 편이다. 정부 관계자는 “단결권은 우리가 국제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게 보장하지만, 단체교섭권·행동권은 더 친노동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면서 “단결권을 폭넓게 인정하면서 교섭권·행동권은 사측의 입장을 반영해 다소 규제를 완화하는 유연함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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